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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제목이 중요하다 [내 2022년도 제목은?]

등록일 2022-01-03 작성자 김근향 조회수 3017

 

 

 

45.

 

제목이 중요하다 [ 내 2022년의 제목은? ]

 

 

  제목이 다하는 것들이 있다. 대개 책이 그렇고 드라마가 그렇다.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 그 책을 사지 말라거나 드라마나 영화를 보지 말라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분명 그에 기꺼이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성의 있는 사람들에게는 딱 제목만 취하는 사람들이 경험하지 못하는 이득이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게으른(?) 사람의 경우에 제목만 새기는 것만으로도 뭔가를 느끼고 깨우치게 될 수도 있으니 이것 참 효율적이라 하겠다. 떠오르는 대로 몇 가지 예시를 리스팅 해본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첫 등장 때 많은 이들이 고개 끄덕, 하지만 이후 구설이 많았음.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정신없이 열심히 사는 것에 대한 경계심과 함께 위로를 줌.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기분대로 막 하지 않게 만들어 주는 행동 제어장치를 가동시킴. 
 

 <미안하다, 사랑한다> 자신과 상대를 상처를 줄 수 있는 치명적이지만 거부할 수 없는 사랑.
 

 <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습관> 습관의 중요성. 7가지도 유추 가능하지만 읽어보면 더 좋음.

 

 

  요즘 책의 제목들 유난히 길다. 그래서 흥미롭지만 그래서 흥미가 떨어진다. 오해를 하더라도 대충 넘겨짚게 되기 때문에 틀리더라도 혼자 결론 내리기 쉽다. 그리고 시선을 거두고 더이상 손에 잡지 않는다. 그러니까 제목은 흥미를 일으키기에 적당히 길어야 하지만 흥미를 떨어트리기에는 덜 구체적이어야 한다고나 할까. 호기심 유지가 관건이다. 요즘 한 권의 책 아니 한 페이지의 글도 읽기 어렵다는 사람이 많다. 인터넷 게시판도 이메일도 SNS의 글도 심지어 문자 메시지도 여러 줄이면 읽기가 부담스러워지는 세상이 되었다.

 

  긴 제목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온 것 아닐까. 어차피 읽지도 보지도 않을 테니 일단 제목으로 임팩트를 주어 충동적으로 사게 하거나 클릭하게 하려는 의도? 단 한 권으로 끝낸다는 책 카피, 이 영상 하나로 끝냈다는 유튜브 썸네일, 이것만 알면 끝이라고 부추기는 세상의 많은 지식과 삶의 방식에 대한 광고들이 넘쳐 난다. 정말 그거 하나면 될까. 그러면 정말 좋겠는데. 아닌 것을 알면서도 밑져야 본전이니까 하는 심정으로… 하지만 늘 그렇듯이 역시나… 가성비를 따지려다 오히려 손해를 본다. 하지만 또 반복.

 

  요약본, 축소판, 소개, 개요, 안내만으로는 부족하다. 깊이 있게, 자세하게 들여다보고 오랜 시간 음미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모든 것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어떤 것은 그래야만 하는 것도 있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새해에는 한 권의 책을 읽으려고 한다(설마 ‘한 권’을 곧이곧대로 듣는 것은 아니리라 믿는다. 양심적으로 교수가 어찌 1년에 책을 딱 한 권만 보겠는가). 눈으로 읽고 목소리로 읽고 머리로 읽고 가슴으로 읽고… 그럼 어떤 책을 읽을 지 생각해 봐야겠다. 이것이 내 2022년의 제목이다. ‘읽고 또 읽는 삶’ 여러분도 자신만의 2022년에 제목을 붙여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