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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숲을 보는 사람 Vs. 나무를 보는 사람

등록일 2021-11-15 작성자 김근향 조회수 4028

 

 

38.

 

숲을 보는 사람 Vs. 나무를 보는 사람


[ 누가 숨은 그림찾기를 더 잘할까? ]

 

 

  당신은 숲을 보는 사람인가, 나무를 보는 사람인가? 항간에서는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 전체를 봐야 할 때도 있고 또 세부 요소를 정확하게 봐야 할 때도 있으니까. 숲을 보는 사람과 나무를 보는 사람의 차이를 설명할 만한 그럴 듯한 심리학적 개념이 있는데 바로 장 의존성(filed-dependence)과 장 독립성(field-independence)이다. 그러니까 숲을 보는 사람은 장 의존적인 사람이고 나무를 보는 사람은 장 독립적인 사람이라고 하면 되겠다.

 

  ‘장(field)’은 대개 우리가 뭐뭐의 장(예: 만남의 장, 대화의 장 등)을 열어준다고 할 때의 그 장(場)을 말한다. 그 장 안에 있는 여러가지 요소들에 쉽게 영향을 받고 전체적으로 파악하려는 받는 것을 장 의존적이라고 한다. 반대로 그 장의 어떤 세부 요소를 집중적으로 보고 다른 요소들에 영향을 잘 받지 않는 것을 장 독립적이라고 한다. 장 의존성/독립성 개념을 고안한 W. Hitkin은 환경을 지각하는 방식의 차이가 결국 성격의 차이를 만든다고  보았다. 사실 뻔한 말이긴 하다. 그 반대도 그렇고.

 

 

  연습문제를 풀어보자. (      ) 속에 ‘장 의존’ 또는 ‘장 독립’ 둘 중 하나를 써라. 정답은 아래 *에 제시

 

1. 누가 더 외국어를 쉽게 배울까요? (                    )
 

2. 자연과학보다 인문사회과학을 전공으로 더 많이 선택하는 사람은? (                    )
 

3.사회적 단서에 민감하고 사회적 기술이 더 좋은 사람은 누구일까요? (                    )
 

4. 누가 더 창의적일까요? (                    )
 

5. 누가 더 신체접촉을 좋아할까요? (                    )

 

 

  연습문제는 실제 연구결과에  근거한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평균적인 것이지 모든 사람에게 100% 적용될 수는 없다. 특정 행동을 하는 데에는 장 의존성/독립성 외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수만 개의 요소들이 존재할 것이다. 어쨌든 연습문제를 통해 대충 장 의존적인 것과 장 독립적인 것이 무엇인지 감을 잡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응용문제에 도전!

 

 

1. 숨은 그림찾기는 누가 더 잘할까요? (                    )
 

2. 코로나 시대에 사회적 거리두기는 누가 더 잘할까요? (                    )
 

3. 퍼즐 맞추기는 누가 더 잘할까요? (                    )

 

 

  자 바로 해설 들어간다. 숨은 그림찾기는 장 독립적인 사람이 잘 할 가능성이 높다. 숨어 있기 때문에 전체 맥락이 자꾸 눈에 들어오는 사람에게는 그 그림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거리를 둔다는 것 자체가 주변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하는 것이므로 장 독립적인 사람들이 잘 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퍼즐 맞추기는?...정답, 둘 다 잘 하는 사람, 즉 장 의존적이면서도 장 독립적인 사람이 잘 하리라 본다. 항상 응용문제 중에 치사한 것이 있기 마련이다. 

 

  변명을 좀 하자면, 나는 장 의존/장 독립 둘 중 하나만 쓰라고 하지 않았다. 역시 지시문을 잘 읽어야 한다. 시험을 볼 때에도 항상 지시문을 잘 보기 바란다. 퍼즐 맞추기를 잘 하려면 부분 부분을 보면서 전체 그림을 상상해야 하고 그 두 가지를 통합해야 한다. 1,000 피스짜리 퍼즐이 그토록 어려운 이유는 끈기와 노력  외에도 장 의존성과 장 독립성 두 가지 다소 상반된 특성이 조화롭게 잘 통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 또한 연습을 하면 잘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이 대개 숲을 보는 사람일지라도 때로 나무 하나를 뚫어지게 보자. 또 나무만 보이는 사람이더라도 가끔씩은 눈을 게슴츠레 뜨거나 멀리서 숲을 보려고 해 보자. 그러다 보면 상황과 필요에 따라 그 두 가지를 스위치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 연습문제 정답: 장 의존 연습 2, 3, 5 // 장 독립 연습 1, 4,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