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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신경계 2_뉴런끼리의 커뮤니케이션

등록일 2021-09-17 작성자 김근향 조회수 3247

 

 

 

30

 

신경계 2_뉴런끼리의 커뮤니케이션

 

 [ 놈놈놈: 건너간 놈, 끼인 놈, 떠도는 놈 ]

 

 

  뉴런들이여! 소통하라! 그럼, 소통은 어떻게? 소통을 하려면 일단 만나야 한다. 가까이 있어야 만날 가능성이 높다.  뉴런1 의 축삭돌기 끝부분과 뉴런1 에 이웃해 있는 뉴런2의 가지돌기 끝부분을 주목하자. 이 돌기들의 끝부분은 마치 볼록한 단추처럼 부풀어 있다. 그래서 이름이 종말단추라나? 단추(버튼)라고 해서 그 단추를 꾹 눌러서 서로 맞닿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뉴런들은 얼마나 우아하고 젠틀한지 서로에게 정말 정말 가까이 다가설지라도 절대 서로를 건드리지 않는다. 그래서 어쨌든 틈새가 생길 수 밖에 없는데 그 틈이 바로 시냅스이다.

 

  시냅스 부근을 확대해서 표현한 나의 작품(저 아래)을 보라. 역시 개발새발이라 친근감이 들 것이다. 여러분도 저마다 창조한 애틋한 뉴런들이 있을 테니 너무 욕하지 마라. 통통하게 부풀어 오른 축삭돌기 종말단추에는 이웃 뉴런에게 건네주고 싶은 것을 모아 놓은 주머니(소낭)가 있다. 그 안에는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이 담겨있다. 이것을 다른 뉴런에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런데 신경전달물질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조건이 있다. 소통과 전달이 이만저만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먼저 특정 신경전달물질(T1)과 짝꿍인 특정 신경전달물질의 수용기(또는 수용체; receptor)(R1)가 있어야 한다. T1과 R1 은 커플이다(T와 R 은 전달물질과 수용기의 영어 이니셜로 임의의 줄임말임). 그러니까 T는 축삭돌기 쪽(주는 역할)에, R은 수상돌기 쪽(받는 역할)에 있어야 한다. 가장 유명한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 세로토닌을 예로 들어보자. 칼률이온이니 칼슘이온이니 하는 것은 더 어려운 이야기이고 나도 모르니 생략한다. 1단계: 축삭돌기 종말단추 부분에 있는 주머니 속의 세로토닌을 전달하려면 이웃 수상돌기 쪽 종말단추에 세로토닌 수용기가 있어야 한다. 

 

 2단계: 적절한 때가 되어야 한다. 즉 조건인데 이것은 마치 오래 전 어린 아이들의 놀이에 등장했던 노래(**, *대문을 열어라. ##, #대문을 열어라. OO시가 되면은 문을 닫는다…)하는 가사처럼 문이 열려 있다가도 또 때가 되면 문이 닫혀서 신경전달물질들이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문이 닫히고 열리는 적절한 때는 알 수 없지만 이를 직간접적으로 도와 주는 인위적인 방법(생화학적인 방법, 즉 치료제의 도움)도 있다. 3단계: 그 짧은 때를 틈타 신경전달물질, 여기서는 세로토닌들이 뉴런 밖으로 나간다. 

 

 

  이 중 일부는 이웃 수상돌기에 있는 세로토닌 수용체와 결합한다. 이것은 마치 추억 속 게임인테트리스의 도형 한 쌍을 맞췄을 때처럼 틈이 없이 꼭 맞아 떨어진다. 이렇게 무사히 건너간(흡수된) 신경전달물질은 대사과정을 거치게 된다. 4단계: 드디어 문이 닫힌다. 앞서 무사히 건너간 놈(표현이 좀 과격하지만 이해는 잘 될 것임, 신경전달물질을 말함), 닫힌 문에 끼인 놈, 이제 막 나온 놈 등 다양한 놈놈놈들이 있다. 끼인 놈은 되돌아 갈 수 있으면 되돌아 가고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틈에 있어야 한다. 틈에 있다는 것은 신경세포 밖이라는 것이고 해당 신경전달물질의 혈중 농도는 높아진다.

 

  여기서 잠깐! 신경전달물질의 혈중 농도가 높아진다는 것에 주목하자. 항우울제로 작용하는 세로토닌을 예로 들면, 시냅스에 있는 세로토닌의 양이 많아지면 항우울 기능을 잘 발휘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미 건너간 놈은 어쩔 수 없지만 아까 그 끼인 놈들이나 시냅스에 있는 놈들이 문이 닫히려고 할 때 혹시라도 급하게 집(축삭돌기의 종말단추 안의 주머니)으로 돌아가는 것을 방해하면 이 놈들은 시냅스에 머무르게 될 수 밖에 없다. 한을 품고 구천을 헤매는 것은 아니다.  

 

  이것을 전문적으로는 재흡수 차단(reuptake inhibit)이라고 말하는데 이것을 도와주는 약물을 재흡수 차단제(reuptake inhibitor)라고 부른다. 흔히 SSRI(‘‘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라고 부르는 항우울제(대표는 세로토닌)는 바로 이러한 기전으로 우울을 완화시킨다. 이것이 약물치료의 한 기전이다. 그러니까 신경계의 작용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참고로 시냅스에 신경전달물질이 많고 오래 머무는 등 그 작용이 활발할수록 종말단추는 많이 부풀어 오른다. 통통한 것은 좋은 것이여. 

 

  자 그럼, 뉴런들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하는 지 조금 이해 되었는가? 단순화시켜 얘기하다 보니 일부 무리가 되는 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이해하는 데에는 나의 이 거친 설명이 도움될 것이라 믿는다. 오늘도 목표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