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여름방학특집) 드라마 보고서 : 멀리서 보면 푸른 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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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마 보고서_멀리서 보면 푸른 봄(1)
멀리서 볼 수 밖에 [ 거리두기 ]
출처: https://program.kbs.co.kr/2tv/drama/greenspring
최근에 ‘설렘’을 느껴본 적 있는가. 이 놈의 코로나19 로 인해 2년째 설렘은 고사하고 답답함만 가득하다고 할 사람이 많겠지만. 리얼한 세상에서 직접 설렘을 느낄 수 있었으면 더 좋았겠으나 보는 것만으로도 설렘을 느낄 수 있어서 나는 좋았다. 현 시대를 사는 청춘들의 삶과 캠퍼스 라이프를 보여주는 웹툰 원작의 이 드라마 덕분이다.
<설렘 맛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sCEVUO0sn3U&list=PLtMVueSstaYs43AcFDFA3Ex4hKUApde-p&index=156
이 드라마는 ‘OO하니까 청춘이다’ 식의 인과론이나 ‘청춘은 OO하다’ 식의 명제론이 아니라 제목(멀리서 보면 푸른 봄)에서도 딱 느껴지는 냉(冷)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봄이 주는 설렘을 놓지 못하게 하는 청춘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맘에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청춘들의 풋풋함에 퇴화 되었던 설렘을 소환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런데 아는 게 병이라고 드라마를 보면 볼수록 임상심리학자로서 자꾸만 시선이 가는 것이 생겼다. 그렇다고 시청자로서의 재미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캐릭터 하나하나에 애정이 가고 내용이 더 흥미진진해졌다. 그래서 이 드라마에서 나오는 대사들을 슬쩍 임상심리학적 시선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대사와 함께 ( )에 내 맘대로 지문도 넣어 보았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힘들 때마다 심리상담을 받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은 일상생활에서 이리저리 부딪히면서 해결하고 또 울고 웃을 것이다. 이 드라마의 인물들처럼. 그런데 조금, 아주 조금만 자신과 타인을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약간의 용기를 내어 본다면 나와 세상을 쓸데없이 미워하지 않을 수 있다. 나의 드라마 보고서(본격 레포트가 아니라 그냥 드라마를 ‘보고서’ 드는 생각 정도)가 팁이 되었으면 한다.
사전지식이 필요하다면 다음을 참고하고, 대사를 실감나게 느끼고 싶으면 관련 영상들을 찾아보라. 아마도 심쿵할 듯(드라마는 웹툰을 원작으로 하였지만 내용은 많이 다름).
-원작 웹툰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campuslife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 https://program.kbs.co.kr/2tv/drama/greenspring
<증상이나 병리가 의심되는 부분>
말이 안 나와(천천히, 안간힘을 써서)
공포에 질리거나 공황상태, 트라우마가 떠오르거나 재경험할 때 나타날 수 있음. 보통 얼어붙는 느낌(freezing)을 동반하기도 하는데 말을 하기 싫어서가 아니고 입이 얼어 붙어서 말이 안 나옴.
적당히 좀 하라고(버럭)
거리두기… 일종의 회피전략인데 회피가 쉽지 않으니까 괜히 버럭. 상대에게 화가 난 게 아니라 사실은 자신이 겁을 먹은 것. ‘작작해라’라는 식의 비아냥거림과는 좀 차이가 있는데 맥락이 중요함.
곱씹어가며 오만 가지 생각을 해(툴툴거리지만 까칠하지 않게)
되새김질. 반추. 왜 오만 가지냐 하면 가정법(if~ then~)을 쓰는 데다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상법이 계속 이어지므로. 수능 금지곡처럼 머리 속에서 무한 재생될 수도.
한 번 시작하면 안 멈춰(센 척)
실제로 안 멈춘다면 그것이 뭐든 문제가 됨. 하지만 센 척 말만 하는 것이라면 사실 세지 않다는 증거. 시작하고 싶다는 뜻인데 그것이 겁나서 자신을 멈춰 달라는 뜻임.
사람들 시선 받으면 내가 좀 힘들어(주저하면서)
시선 공포증(특정 공포증의 일종). 사회 공포증과 관련되고 이로 인해 일상적인 사소한 것을 해내기가 어려울 수도 있음(수행 불안).
나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아(퉁명스럽지만 힘 없이). 그게 누구든(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솔직한 의사표시지만 자기 노출 경험의 오랜 부족으로 어디에서부터 무엇을 얘기해야 할 지 모르겠다는 의미. 또 그 동안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었다는 증거.
꺼져 주시겠습니까(건조하게)
수동-공격성. 반항. 공손 어법을 가장하여 상대를 더 빡치게 함.
싫어요?(상대방이 한 말을 반복한 것, 빈정대는 말투로) 내가 너 같은 놈 때문에 부모 역할을 해야 하냐?... 완벽하지 못한 너 같은 놈들, 쓸모 없는 새끼들은 어떻게 되는 줄 알아?...(눈에 뵈는 것이 없음, 주변의 물건들을 던지고 벽을 주먹으로 때리면서 겁을 줌, 때리기 일보 직전)
학대. 언어적 학대+정서적 학대. 신체적 학대 행동을 하기 직전의 상태인데 이미 이것만으로도 학대는 풀(full). 오히려 단독으로 신체적 학대만 가하는 것보다 더 잔인하고 피해자에게 더 큰 트라우마를 줌. 특히 가족(부모)이 이렇게 한다면 나머지 가족이나 자녀들은 매일이 지옥임. 이 말을 한 아버지는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성격장애자이며 가정폭력범임. 그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와는 무관하게.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