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감정과 생각과 행동의 트라이앵글 1 [틈 하나만 노려라]
16
감정과 생각과 행동의 트라이앵글 1
[ 틈 하나만 노려라 ]
달라지고 싶다. 이제는 다른 삶을 살고 싶다. 아니면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변화를 할 수밖에 없다. 변화의 이유와 개인이 처한 상황은 모두 제 각각이지만 결국에는 이 질문을 피해갈 수 없다. 바로 ‘어떻게 하면 달라질 수 있을까?’이다. 이유는 묻지 마라. 지금 여기에서는 know-why 가 아닌 know-how 를 다루려는 것이니까(know-why 는 언제 한 번 날 잡아 다루리라)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하면 한 번에 사람이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은 일종의 미신이다. 한 번의 강한 경험이 계기가 되어 삶이 의미있게 변하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의 삶은 관성이 강하여 갖은 의식적인 노력을 다해야만 그 관성에서 벗어나 새롭게 변화할 수 있다.
경험은 감각을 거쳐 일련의 인지와 정서를 유발하고 일부는 행동으로까지 이어진다. 보다 생물학적이고 기초적인 속성을 지녀서 의지의 영향이 적은 감각을 제외한 나머지 3가지는 변화를 위해 비교적 인간이 의식적으로 노력해서 움직여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다행히도 이 3가지, 생각, 정서, 행동은 상호 연관되어 있다. 그래서 나는 이 3가지를 변화의 트라이앵글이라고 부르려고 한다. 대다수의 내성적인 사람들은 낯선 사람들을 많이 만나야 하는 큰 모임에 가는 것을 꺼리고 어려워 한다. 이것을 예시로 한다. 성격이란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불편감이 좀 덜한 수준에서 모임에 참석할 수 있는 정도로 목표를 낮게 잡자. 그럼, 변화의 트라이앵글을 이용한 변화 전략을 제시한다.
변화 전략 1은 생각에서 시작한다. 낯선 사람들이 가득 모인 모임을 떠올리기만 해도 당황하고 대화에 끼어들지 못하여 겉도는 내 모습이 상상이 되고 어색함이 흐르는 가운데 내 행동은 부자연스럽고 이런 나를 남들은 좀 이상하게, 멍청하게 볼 것 같다는 막연한(근거 없이) 생각이 든다. 이 생각이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드는 것이 아닌 다음에야 모두 가정이고 추측이고 그냥 억측이다. 그리고 대부분 가정법(if~ then~)이며 그에 깔린 논리는 오류 투성이다. 기대와는 달리 사람들은 타인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다.
못 믿겠다면 지하철 객차에 앉아 조금 용기를 내어 건너편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라. 자는 척하면서 실눈을 떠 보아도 좋다. 그 사람들 중에 내가 앉은 쪽의 나를 포함한 누군가를 열심히 보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본다 해도 금새 시선을 거둔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나와 나의 행동에 관심이 없다. 나의 존재는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다. 이렇게 생각하니 한결 마음이 가볍다. 그래 가서 밥만 먹고 와야지 이렇게 생각한다면 이미 달라진 것이다.
변화 전략 2는 행동에서 시작한다. 이것은 좀 무모함이 필요하다. 생각은 줄이고 그냥 행동으로 직진한다. 매우 얌전하고 내성적인 사람들이 가끔 의외로 과감하게 행동하고 오버하는 것은 바로 이 전략을 사용한 경우이다. 눈 딱 감고 일단 모임에 가보자. 누군가 끌고 가면 끌려간다. 적어도 핑계를 대고 회피하지는 않는다. 핑계를 생각하는 것도 귀찮고 빨리 갔다 오자고 다짐하며 가 본다. 모임에 가보니 막상 생각했던 것보다 어색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되면 성공이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만큼이나 어색하다 싶어도 절반은 성공이다. 일단 내가 모임에 간 것이니까. 그런데 이것을 몇 번만 반복하다 보면 약간은 내 생각이 달라져 있음을 느끼는 때가 온다. 반복은 익숙함을 낳고 익숙함은 불안을 줄여준다. 무엇보다도 내 행동은 명확한 증거이므로 이러한 눈에 보이는 행동을 했다는 것은 더 이상 자신이 모임을 피하고 잘 가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뒷받침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