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1. ‘문천지와 함께 등교하다‘
등록일 2020-01-31
작성자 김근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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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천지와 함께 등교하다
겨울은 회색이다. 회색은 모던하다. 모던한 것은 심플하다. 심플한 것은 세련되다.
그래서 겨울은 세련되다. 이런 겨울이 나는 멋있다.
어차피 우리학교가 있는 남쪽 나라에 혹한은 없어 밖에서도 몸이 꽁꽁 얼어붙을 일은 없다.
다만 건조하기는 하다.
어쨌든 이래저래 차분해진 이 겨울에 학교로 차를 몰아 올 때면 봄이나 가을처럼 꽃도 여름의 녹음의 흔적은 없다.
약간은 쓸쓸해진 이 등굣길의 동무는 바로 문천지다.
방학 때는 뒤쫓아 오는 차들이 없기 때문에 나는 천천히 문천지와 함께 등교할 수 있다.
언 것은 아니지만 거의 동요 없는 문천지의 회색빛 물결을 곁눈질로 감상해 본다.
하지만 하지만 나는 늘 그러했듯이 학생들과 함께 등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