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7. ‘강남 갔다 돌아온 제비를 찾았다‘
등록일 2020-01-31
작성자 김근향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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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갔다 돌아온 제비를 찾았다
봄이 아닌데. 초가을에 제비를 만났다.
흥부와 놀부의 이야기 탓인지 제비는 봄에 와야 할 것 같아서 초가을에 제비가 있는 것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사실 제비를 보자마자 경탄했다.
실로 너무나도 오랫동안 어디에서도 제비를 보지 못했고 그래서 이제 그 모습을 잊어버릴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환경오염으로 인해 제비가 사라졌다고 했다. 그런데 그 귀한 제비가 보이는 것이 아닌가.
종합연구동 5층 라운지 밖에 처마 밑에 제비집이 있나 올려다 보니 벌집으로 보이는 것은 있는데 제비둥지는 찾을 수가 없다.
어쨌든 그 근방을 기준으로 큰 삼각형 코스를 여러 차례 비행을 수차례 반복한다.
한 마리가 아니다. 최소 너댓 마리는 되는 것 같다.
서울로 치면 여기가 남쪽 나라니까 이 제비들은 남쪽 나라로 온 것이리라. 아니면 잠깐 쉬어가는 건가.
가을을 지나 겨울이 오면 더 남쪽으로 갈지 모르지만 이 건물에 세 들어 산다면 그 동안만이라도 자주 보자.
학장님께도 이르지 않고 월세도 안 받을께. 아침마다 5층 라운지에 커피를 내리러 갈 때마다 제비의 안위를 확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