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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5. ‘점심 후 오솔길을 따라 걷다‘

등록일 2020-01-31 작성자 김근향 교수 조회수 2951
 
점심 후 오솔길을 따라 걷다
 
비호동산 깊숙이 들어가 행복숲길이라는 표지판이 서 있는 곳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노천극장 같은 곳이 있다.
 
정말 그 곳에서 공연을 했었을까. 노천극장에서 이어지는 숲길. 행복숲길이라고 했지. 그 오솔길을 걸어본다.
 
 
호젓하다. 날이 저물지도 않았는데 약간 어두운 느낌이 드는 것은 이곳이 골짜기 부분이기 때문이리라.
 
길을 따라 걸을수록 점점 밝아진다. 오르막을 돌아 올라가면 평지가 나오고 그 길을 주욱 따라가면 또 갈림길이 나온다.
 
한쪽은 성산홀 뒤쪽으로 이어지고 다른 한쪽은 북문으로 나가는 도로로 이어져 학교버스 주차장 부분이 나온다.
 
이 두 코스는 짧지만 오르막도 적당히 있어서 운동이 될 만하다. 하지만 혼자서는 엄두가 안 난다.
 
두어 번은 학과의 다른 교수님들과 식사 후 산책 삼아서 한 번은 나 혼자 대낮에 갔었다.
 
그런데 혼자 갔을 때는 성산홀 뒤편에서 목줄도 없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커다란 개 두 마리를 만났다.
 
이럴 때 호흡을 가다듬고 조용히 내 갈 길만 가면 된다는 평소의 신념대로 눈길도 주지 않고 길을 걸었더니
 
그 개 커플도 멀리 가 버린다.
 
하지만 조금 무서웠다. 어느새 식사 후의 더부룩함은 싹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