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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2. ‘은행나무가 여위다‘

등록일 2020-01-31 작성자 김근향 교수 조회수 2920

 

은행나무가 여위다

 

9월이면 가을이 와야 되는데하지만 9월에는 개강이라는 커다란 이벤트가 있는지라 가을을 챙기기에는 정신이 없다.

그렇게 학교를 드나들다보면 매일 만나는 서문으로 직진하는 길 양쪽의 가로수가 어느 새 물들어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러다 어느 날 노랗게 물들었다고 확신하면서 그 나무가 은행나무였음을 새삼 깨닫는다.

 

 

은행나무3.jpg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었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내가 이렇게 느끼는 이유는 은행나무의 발육상태 때문이다.

 

서문을 들어와 직진을 하여 법행대와 조예대 오거리가 점점 가까워 거의 오거리에 다다르면 왼쪽으로 주욱 서 있는 풍성하고 탐스러운 노란 은행나무들이 눈에 확 들어온다.

 

게다가 국제관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길의 플라타너스는 그 큰 이파리들을 낙엽으로 이미 떨어뜨렸음에도 우람한 몸통과 하늘을 찌를 듯한 키를 자랑한다.

 

그 은행나무와 플라타너스가 이처럼 거대한 것에 비해 서문을 들어서 눈앞으로 바로 보이는 양쪽의 은행나무들은 여위어 있다.

 

왜 그런 걸까심은 지 오래되었다는데.

 

캠퍼스그린팀 직원분과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어 여쭤 보았더니 그 분은 어떻게 눈치 챘냐고 되물었다.

 

그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조성할 때 뭣 때문에 급히 작업을 했는데 나무 아래 토양이 충분치 않았던 것으로 들었다 하셨다.

역시사람이든 나무든 기초가 중요하지.

 

서문 위 양쪽 가로수 은행나무들은 내가 우리학교에 처음 온 가을에 보았던 모습 아직 그대로라고 느끼는 것은

단순히 기분 탓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