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9. ‘자귀나무 꽃말을 배우다‘
등록일 2020-01-31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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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귀나무 꽃말을 배우다
연구동 로비에서 뒤뜰로 이어지는 문을 나서서 아래 쪽 주차장을 내려가려고 할라치면 오른쪽으로 좀 희한하게 생긴 몇 그루의 나무가 눈길을 붙잡는다.
이름표를 달고 있어 다가가서 본다. 자귀나무란다. 이름이 좀 으스스한데.

아카시아 잎처럼 이파리가 조르륵 여러 개 양쪽으로 달렸는데 아카시아 잎보다는 더 작고 얇다.
호기심에 만졌는데 아이쿠 괜히 만졌다. 잎이 끈적끈적한 것이 아닌가.
이건 분명 자기 보호장치일텐데. 이게 말로만 듣던 식충식물인가?
벌레들 같은 경우에는 잎에 앉았다가는 꼼짝없이 발이 묶일 것 같다.
조사를 해 보다 알게 된 사실에 조금은 놀랍다. 자귀나무는 움직인단다. 그럼 진짜 호러?
해가 지면 그 많은 잎들이 부채를 접듯이 살짝 오므라들면서 서로 촘촘하게 모인단다.
그래서 잎과 잎이 달라붙는다는데 이 때문에 자귀나무는 부부의 금실, 금슬을 의미한다고 한다.
부부가 꼭 이렇게 끈끈하게 달라붙어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 의미는 알 것 같다. 꽃은 참으로 아름답다.
모양과 색깔을 형언하기가 어렵다.
매우 화려한 나비 같기도 하고 한복 장식으로 달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술적이다.
어쨌든 연구동을 드나들며 자귀나무를 볼 때마다 자동적으로 그 꽃말이 생각나고 그래서 문득문득 남편 생각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