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2. ‘수레국화 드라이플라워 되다‘
등록일 2020-01-31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2889
수레국화 드라이플라워 되다
오즈의 마법사 길을 주욱 따라 내려가 내리리에 이르는 후문에 다다르면
오른쪽 들판을 뒤덮은 쿨 톤의 여러 색깔들로 이루어진 꽃들을 볼 수 있다.
소박하다. 희거나 파랗거나 보라이거나 또 파랑과 보라 사이의 어느 중간색이다.
작은 꽃송이들이 들판을 가득 매우고 있어 누구라도 그 속을 한 번 거닐어 보고 싶은 충동이 들게 한다.
앞서 별에 관한 이야기에 등장하셨던 교수님 말고 또 다른 옆방 교수님께서 그 꽃의 이름을 궁금해 하신다.
평소 그런 것 잘 안 물어보시는 분인데. 요즘은 꽃이름 찾기 앱이 있어 수월해졌다.
이리저리 찾아보니 그 꽃 이름은 그 꽃처럼 수수하다. 수레국화.
그런데 그 길을 오가며 오랜 기간 지켜보니 어느 순간 수레국화들은 지지도 않고 그냥 그 자리에서 잎이 누렇게 변하고 꽃도 바짝 말라버렸다.
비가 너무 오지 않고 햇볕이 강렬해서 선 채로 드라이플라워가 된 듯하다. 저런.
그런데 이 또한 멋이 있다. 선물 받은 이쁜 꽃이 아까워 일부러 드라이플라워를 만들기도 하지 않았는가.
그렇게 드라이플라워가 되어 우리 곁에 더 오래 머물러 있고 싶었다고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