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15. ‘황토색 카펫이 깔린 오즈의 마법사길을 따라 걷다‘
등록일 2020-01-31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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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색 카펫이 깔린 오즈의 마법사길을 따라 걷다
2018년 5월 하순 어느 날 아침,
종합연구동에서 내리리로 이어지는 뒷문까지의 울퉁불퉁 흙길에 짙은 황토색 가마니가 시상식 카펫마냥 주욱 깔린 모습이 발견되었다.

이건 뭐지? 그 모습을 학교에서 내려다보니 마치 도로시 일행이 오즈의 마법사를 찾으러 가던 길고 긴 노란 벽돌길이 떠올랐다.
그래 잘됐다. 오늘부터 나는 이 길을 오즈의 마법사길이라고 불러야지.
그런데 생각해 보니 정말 잘됐다. 내리리에는 우리 학생들이 많이 산다.
그 학생들은 공식적인 후문 외에 이 샛길을 애용한다.
그런데 이 샛길은 샛길답게 울퉁불퉁 돌이 많고 흙길이라 다니기가 힘들었다.
이 길은 나도 비호식당과 또바기로 밥 먹으로 갈 때 이용하는데 황토색 카펫을 걸어보니 훨씬 편안했다.
다만 굽이 높고 뽀족한 신발을 신은 사람은 주의가 필요하다.
점심때 대학원생들과 이 길로 밥 먹으러 다녀왔다.
오가는 길에 나는 이 길을 오즈의 마법사길이라고 부르기로 했다고 알렸고 누군가는 어제 당선된 총장님이 밤새 깔아주셨나 확일할 수 없는 말 등등 황토색 카펫이 계속 화제거리였다.
이렇게 황토색 카펫은 마치 마법처럼 어느 날 우리 곁으로 왔다.
황토색 카펫 깔아주신 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