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14. ‘논개구리 소리를 배경삼아 봄밤을 걷다‘
등록일 2020-01-31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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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개구리 소리를 배경삼아 봄밤을 걷다
밤기운이 포근해서 그런지 봄밤을 걷고 싶어졌다. 성큼성큼 걷다보니 어느 새 공대까지 갔다.
낮에는 걸어서 공대까지는 무리다. 봄이라지만 땀깨나 흘려야 할 걸.
어쨌든 기분이 좋아져 나도 모르게 ‘나비들이 날개 접고 꿈꾸는 보~옴 밤에 진달래 개나리도 예쁜 꿈을 꾼다지~ 랄랄라’라는 동요를 흥얼거린다.
중 1 때 우리 반 아이들 몇 명이 이 노래로 교내대회에서 1등을 했었던 기억이 났다.
참 듣기 좋은 음성이었지. 더 이상 가사가 떠오르지 않아 대충 흥얼거리다
우물쭈물하던 중에 언제부터 들렸었던 건지 모를 소리가 갑자기 귀에 확 들어왔다. 개골개골... 아니 이건?
아. 개구리다. 내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었을 뿐 사실 개구리 소리는 이 밤 배경음악으로 이미 깔려 있었던 것이리라.

정신을 차리고 보니 공대 끝 쪽 여기가 학교인지 아닌지 모를 곳이다.
도대체 우리학교는 얼마나 큰 거지? 농사를 위한 것으로 보이는 작은 저수지가 보인다.
저수지인지 논인지 그 어디 근처에 개구리들이 있겠지. 개구리의 소재까지 확인하지는 않았다.
이 밤 개구리의 생태를 직접 관찰하고 싶지는 않고 그냥 개구리는 소리로만 만나는 걸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