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11. ‘이팝나무 눈 내리다‘
등록일 2020-01-31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2894
이팝나무 눈 내리다
벚꽃비만 내리는 것이 아니다. 봄에는 벚꽃이 혼을 쏙 빼놓는 바람에 다른 꽃들에게 시선을 주지 못한다.
그런데 벚꽃이 지겨워질 때쯤이면 눈에 들어오는 이팝나무.
꽃잎이 흰색인데다가 약간 길이가 있는 가는 모양이라 내린다는 말에 더 맞다.
종합연구동 앞 미니 숲에는 이팝나무가 가득하다.
왜 여태 이 이팝나무의 존재를 몰랐을까?
본다고 해서 모두 보는 것은 아니라더니. 나이 50에 가까워서야 이팝나무의 존재와 그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다.
이런 날, 이런 곳에서는 왠지 이별장면 같은 것을 연출해야 할 것만 같다.
하지만 지금은 애절하게 이별할 사람도 없고 또 이별한다 해도 그렇게 가슴 아플까 싶은 의심도 살짝 든다.
어쨌든 젊은 청춘들이여. 혹시 이별을 해야 한다면 이팝나무 꽃잎이 눈처럼 내리는 이 때, 이 곳에서 한 번 해 보시라.
비록 그 이별이 가슴 아프고 세월이 흘러 그 사람 얼굴은 잊을 지라도
그의 뒷 모습은 이팝나무 꽃눈처럼 아름답게 기억될 것이다.
그렇게 시간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