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10. ‘제주도가 아니어도 유채꽃‘
등록일 2020-01-31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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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아니어도 유채꽃
봄이 되면 습관처럼 청보리밭만 기대한다. 그런데 어떤 해는 예상 밖에 또 다른 선물을 받는다.
유채꽃이다. 제주도와 고전적 조건형성된 바로 그 유채꽃 말이다.
서문 옆 그 너른 들판을 청보리와 유채꽃이 사이좋게 나눠 쓴다.
초록이 자연의 대표색이라지만 노랑 또한 이 봄에는 만만치 않다.
나만 그런가. 봄 하면 노랑이 떠오른다.

초등학교 때 추억인 노랑 조끼와 가디건은 아마도 따스한 봄 햇살을 맞으며 입었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노랑은 제주도의 봄 색깔이며 제주도는 한때 신혼여행의 상징이 아니었던가.
나도 제주도에 신혼여행 갔었지.
제주도에 신혼여행 갔을 때 유채꽃 밭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돈을 내야 한다는 말에 왠지 그러기 싫었다.
유채꽃을 탐스럽게 가꿔온 주인으로서는 당연한 일인데 말이다.
내 유년시절의 따뜻한 기억과 신혼여행의 설렘이 서린 그 봄의 색을 보러 일부러 제주도가 갈 필요가 없으니 나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