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9. ‘4월에 설중매를 만나다‘
등록일 2020-01-31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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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설중매를 만나다
2018년에는 4월에 눈이 오는 기상이변이 있었다.
날씨 또한 때를 놓쳐서 그런지 덩달아 꽃들도 세상에 나와야 할 순서들을 헛갈려
벌써 피고 졌어야 할 매화가 4월에도 피어 있다. 덕분에 나는 생애 최초로 설중매를 보게 되었다.
매화는 그 자체로도 기품이 있는데 흰 눈 사이로 피어있는 모습은 그야말로 고난을 견뎌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강인함이었다.
눈이 하도 많이 와서 이미 학생들에게는 학교에서 전체적으로 휴강을 공지하였다.
누가 휴강을 제일 좋아할까? 학생들? 아니다. 교수들이다.
어쩔 수 없이 하는 휴강은 더더욱.
오랜 만에 수업이 없으면 그 동안 못했던 것을 해야겠지만 왠지 그러기 싫었다.
멀리 동편 복지관 2층에 새로 생겼다는 카페에서 공대에 있어 자주 만나지 못하는 동기교수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지만 오후에는 수업을 한단다.
어? 허긴 한겨울에 가끔 새벽에 눈이 너무 많이 내린다 싶어 그 눈을 언제, 어떻게 다 치우지,
교통대란이 장난 아니다 싶어도 남쪽 지방의 햇살은 오전 한 두 시간만으로
쌓인 눈을 모두 녹이다 못해 물기까지 바짝 말라버렸었지. 오후가 되었다.
어. 언제 눈이 왔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