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8. ‘분홍 겹벛꽃을 놓치지 않다‘
등록일 2020-01-31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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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 겹벚꽃을 놓치지 않다
그런 일이 없어야겠지만 혹시라도 혹시라도 캠퍼스에서 벚꽃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면 한 번은 더 기회가 있다.
법행대 건물 뒤편에서 인재양성관으로 이어지는 내리막에 옆으로 난 길에 왕겹벚꽃이 분홍 터널을 이룬다.
이 안을 지날 때면 정말 황홀할 지경이다.
분홍색을 핑크색이라고 말하는 사람에게서는 분명 공주병 증상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지만 이 왕겹벚꽃 터널의 분홍색은 그냥 분홍색이라고 말하고 말기에는 뭔가 부족하고
여왕의 핑크라고 해야 할까 싶을 정도로 우아하고 은은해서 질리지가 않는다.
홍보팀에서 이 정경을 놓치지 않고 학교 홈페이지에 실어 놓아서 때를 놓쳐 벚꽃놀이를 못한 사람들에게 마지막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도와 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여왕의 핑크가 사라지고 여왕의 자취를 연두잎 시녀들이 얌전하게 채우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이제 정말 안녕. 이 봄 마지막 벚꽃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