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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7. ‘벚꽃 비 날리다‘

등록일 2020-01-31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2892


벚꽃 비 날리다



대학생들이라면 누구나 안다벚꽃의 꽃말이 중간고사라는 것을.

하지만 그렇게 고전적 조건화 또는 혐오조건화 시키기에 벚꽃은 너무나 순결하다.

벚꽃은 죄가 없다.


나는 건강심리학’ 수업시간마다 이렇게 말한다. ‘성격심리학을 듣는다고 성격이 좋아지지 않고 이상심리학을 듣는다고 사람이 이상해지지 않지만 건강심리학을 듣을 경우반드시 건강은 좋아진다라고 말이다.


내 말이 사실인 증거 하나는 그 수업에서는 중간고사를 지치 않는다는 것이다.

벚꽃이 만개 할랑 말랑할 때쯤이면 혹시라도 비가 올까 마음을 졸인다.


이래저래 내 마음은 벚꽃이 피어있는 동안 좋았다가 싱숭생숭했다가

어느 날 벚꽃이 비처럼 다 내린 후 벚나무에 연두잎이 돋아나면 내 마음도 차분해진다.


벚꽃 비가 내려 종합연구동 주차장 가장자리에 벚꽃잎이 수북이 쌓이면 그것을 양손으로 담아 머리 위로 뿌려본다.



아찔하다진짜 비라도 오면 세워놓은 내 차에 꽃잎이 덕지덕지 달라붙지만 그 모습을 찍어 남편에게 자랑한다.

밋밋한 검은 자동차를 분홍 꽃자동차로 튜닝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