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1. ‘고라니를 놀래키다‘
등록일 2020-01-31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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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를 놀래키다
아침 7시 반 인조 잔디 깔린 스타디움을 왼쪽으로 끼고 돌아 사회관 앞 정원과 점자도서관 사잇길을 올라간다.
상쾌하다. 그런데 내가 가던 길 10시 방향에서 수풀을 헤치고 통통 달려오던 브라운색 생명체 발견.
헉. 노루? 아니 고라니와 나는 별안간 대치를 하고 말았다. 순간 알아차렸다.
걔도 나만큼 당황했다는 것을. 아니 나보다 더. 왜냐하면 고라니의 꼬인 네발 스탭을 봐 버렸기 때문이다.
그 길을 내려가던 고리니와 올라가던 나는 짧은 아이컨택을 나누고 각자 길을 향해 갔다.
그 후로 그 녀석과 그 친구들을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도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그때 깨달았다. 나는 자연이 살아 숨 쉬는 학교에 와 있다는 것을.
고라니와의 만남은 대구대에 온 첫 해의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