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축하] 2024년 ‘아마도(Maybe)‘ 시대’를 사는 여러분의 졸업을 축하합니다
‘아마도(Maybe)’ 시대를 사는 여러분의 졸업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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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졸업을 축하합니다.
실례지만, 여러분을 떠올리면 자동 연상되는 단어 중 하나는 ‘코로나’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저마다 졸업 년도는 다를 수 있지만 대학 학번은 입학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에 입학한 학생들은 모두 20학번이지요. 그리고 적어도 2020년 한 해만 대학생이었다 하더라도 ‘코로나’와 대학생활은 떼려야 뗄 수 없을 겁니다.
다시 말해 이번에 졸업하는 학생들은 모두 ‘코로나 학번 또는 코로나 세대’라는 거지요. 심리학에서 배웠다시피 이는 하나의 ‘코호트(cohort)’가 되어 영원한 꼬리표이자 훈장이 될 겁니다. 아마도. 훗날, 지금은 여러분이 극혐하는 표현 ‘라떼는 말이야’라고 말하면서 말입니다. 코로나 대유행기에 신입생이었거나 대학생활을 했던 여러분! 언제 학교에 갈 수 있나 마음 졸이며 기다리느라 그리고 비대면으로 시작한 대학생활에 이르기까지, 참 애 많이 쓰셨습니다.
늘 특정 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는 있었습니다. 베이비부머, X세대, 오렌지족,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 그리고 아마도 여러분 대부분이 해당될 MZ세대까지 말이지요. 그러고보니 여러분을 지칭하는 용어는 유난히 많군요. 하지만 개인 차라는 것은 항상 존재하므로 여러분 개개인은 해당 세대의 평균에서 조금씩은 벗어나 있을 수 있으며 심지어 아웃라이어(outlier)일 수도 있을 겁니다. 여러분은 타인과는 차별되는 쪼갤 수 없는 개인(individual) 자체로서 하나의 온전한 존재이니까요. 이것은 A. 아들러(Adler)가 창시한 ‘개인심리학(Individual Psychology)’의 핵심이라는 것 정도는 아시겠지요? 여러분 모두는 저마다의 개성을 지닌 MZ가 될 겁니다.
혹시 “아마도 세대/메이비 세대(Generation Maybe)”라는 말 들어 보셨나요? 2012년 O. 예게스(Jeges)라는 독일 저널리스트는 혼자서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을 가리키는 의미로 이 표현을 처음 썼으며 동명의 그의 책이 국내에서는 <결정장애 세대>로 번역되어 출간된 바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통용되던 ‘결정장애’ 라는 표현이 거기에서 왔는지 아님 다른 데서 왔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아마도 세대라는 이 말에는 불확실성과 가능성 외에도 혼란과 무력감이 내재되어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특징과 느낌은 더 이상 젊은이에게만 국한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 자체가 “아마도 시대”가 아닐까요?
MZ이자 코로나 세대 또는 코로나 학번이면서 아마도 시대를 살아가는 여러분의 졸업을 축하합니다. 졸업에 이르기까지 아마도 우여곡절이 많았겠지요. 졸업을 하게 되면 아마도 여러분은 무언가를 하게 되겠지요. 아마도 많은 일들을 겪게 되겠지요. 그것이 좋은 일일지 좋지 않은 일일지는 섣불리 판단할 수 없겠지만요. 흔들리는 버스에서 중심을 잡으려면 손잡이 하나만 꽉 붙잡고 넘어지지 않으려고 몸에만 잔뜩 힘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요동치는 버스와 함께 어느 정도 몸을 움직여 이리저리 흔들리며 서 있어야 균형을 잡을 수 있을 겁니다. 아마도. 그리하여 결국 여러분은 아마도 그런대로 잘 살겠지요.
그럼, 이제 우리 지엽적인 세대 구분은 그만하고 아마도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동시대인으로서 모두 함께 잘 살아 보아요. 이것만은 ‘아마도’가 아닌 확실하게 말해 주고 싶네요. 2024년도 2월 졸업생 여러분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합니다.
2024년 2월
김근향
*해당 내용을 낭독한 버전이 있으니 확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