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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한국의 여성 소비자, 그들은 누구인가? (2)

등록일 2020-03-10 작성자 박은아 조회수 2864

 

 

 

 

 

한국의 여성 소비자, 그들은 누구인가?

 

 

 

 

관계지향적이며 감성적 사고에 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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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 진 3 어머니로서 한국여성은 자녀에게는 가장 좋은 것만 주고 싶어한다.

 

 

 

 

 첫째, 여성의 뇌와 남성의 뇌는 다르다. 최근 신경과학계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남성의 뇌신경은 하나의 신경섬유(뉴런)에 인접한 뉴런이 하나씩 연결되어 작고 치밀한 구조를 이루고 있는데 비해, 여성의 뇌신경은 하나의 뉴런에 여러 개의 뉴런이 연접해 있다고 한다. 또한 여성은 뉴런 하나의 크기가 남성의 것에 비해 굵고, 남성의 신경세포에 비해 그 수가 적다고 밝혀졌다. 그래서 여성은 한꺼번에 여러 가지 정보를 동시에 처리하지만, 남성은 한번에 하나씩 처리하도록 구조화되어 있다. 즉, 신경생물학적으로 남성은 분석적이고 논리적으로 하나씩 처리하는 데 능하고, 여성은 동시에 여러가지를 처리하는 멀티태스킹(multi-tasking)에 능하다.

 

 둘째, 여성의 뇌는 감정을 인지하고 저장하는 부분이 남성보다 잘 조직되어 있다. 그래서 여자는 사소한 부부싸움도 남편보다 더 오래 기억하며, 남자는 느끼지 못하는 사소한 것에서도 다양하고 미묘한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다.

 

 셋째, 여성과 남성은 의사소통하는 방식이 다르다. 여성들은 관계지향적 소통을 하고, 남성들은 목적지향적 소통을 한다. 여성들은 어떤 결정을 하기 전에 보다 많은 사람과 정보를 공유하려 하지만, 이에 반해 남성들은 자기중심적이다. 그래서 여성들의 구매준거는 구전(word of mouth)과 같은 인적 정보의 영향이 크다.

 

 넷째, 여성은 장의존적(field-dependent), 남성은 장독립적(field-independent)으로 사고한다. 그래서 남성은 직선적으로 인과관계를 잘 따지지만 여성은 상황을 고루 참작하는 다각적 사고에 능하다. 어떤 일에서든 남성의 반응은 yes 아니면 no 인데 비해 여성들은 이유가 많고 복잡하다. 방안 공기가 좀 덥다고 느껴져서 남성에게 창문 좀 열어달라고 부탁해 본 일이 있는가? 대부분의 남성들은 문을 활짝 연다. 창문이 완전히 열리게 되면 너무 춥거나 혹은 시끄러워서 조금만 닫아달라고 재차 부탁하면 남자들은 완전히 닫아버린다. 이들에게는「조금」혹은「적당히」라는 개념이 없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어떤 일에서든 마지막의 2%가 일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이다.

 

 다섯째, 남성들은 어떤 일의 원인과 결과 인식 면에서 논리가 정연하며 서론, 본론, 결론이 간결하다. 이는 남성들이 터널식의 직선적 사고에 능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여성들은 결론에 이르는 과정, 그 과정에서 느낀 감정과 정황 등을 섬세하게 지각하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데 능하다. 그래서 제품의 전반적인 품질이 높아지고 소비자의 제품 경험이 풍부해질수록 제품간의 작은 차이가 고급품과 일반제품을 가르는 기준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이 주요 대상인 마케팅과 광고는 섬세하고 부드러우며 감성적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까다롭고 변화무쌍하며 종잡을 수 없어 보이는 여성들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를 위한 희생을 당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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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진 4 어머니의 헌신적 사랑을 표현한 미원광고. 

 

 한국여성, 특히어머니로서의한국여성은매우강건하다.「 여자는약하지만어머니는강하다」라는 말은 모성이 발휘되는 순간의 여성의 힘을 경외하는 말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처럼 놀라움을 자아낼 정도로 강한 한국 여성의 모성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다. 최근 여러 건의 유사한 뉴스 중에는 자녀를 동반한 주부들의 자살 소식이 있다. 자녀를 험난한 이 세상에 엄마도 없이 두고 혼자 갈 수 없어서 이들은 자녀를 동반하여 자살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이렇게 자녀의 삶의 책임감조차 엄마로서 공감하고 그들의 불행을 염려하는 이면에는 자녀를 자신의 연장(extendedself)으로 생각하는 심리가 내재되어 있다. 수년 전 한국 행동과학연구소에서 조사한 어머니와 자녀의 일체감에 관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자녀의 성공을 자신의 성공과 동일시하는 어머니가 97%, 자식의 수치를 자신의 부끄러움으로 아는 어머니가 98%, 자식을 자신의 몸의 일부로 생각하는 어머니가 역시 9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만약 자살하기로 마음먹으면 자녀와 같이 죽겠다고 대답한 어머니가 58%에 달했다. 이런 결과는 바로 자녀를 자신의 일부 혹은 자신의 연장으로 생각하는 미분리의 심리상태를 그대로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의 어머니들은 자녀는 곧 자기 자신이므로 자녀를 위해서라면 희생을 당연하게 여긴다. 자녀 학원비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부업에 뛰어드는 한국의 여성들을 서양 주부들은 절대로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분명히 오늘의 여성들은 달라졌다. 호주제를 폐지하게 된 사회적 변화 속에는 분명히 주체적이고 독립적이 된 여성들의 변화가 내재되어 있다. 이들이 소비자로서의 권리와 역할에 더욱 적극적이 된 오늘, 마케터나 광고인들은 얼마나 여성들을 이해하고 있는가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출처 : 
박은아 교수 칼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광고정보" 연재 칼럼. 2005-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