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웰빙, ‘ 잘살아보세’로부터 ‘삶의 질’에 대한 관심까지(2)
웰빙, ‘ 잘살아보세’로부터 ‘삶의 질’에 대한 관심까지
생존에서 삶의 질로 변화한 현대인의 욕구
사 진 3 요가, 헬스케어가 중요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몸가꾸기에 대한 관심도 증폭됐다.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가 위계를 이루고 있어서 기본적인 욕구가 해결되어야 그 다음 단계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싶어한다는 이론을 제안하였다.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는 바로 생존을 유지하는 것으로 배고픔이나 갈증, 수면이나 성욕과 같은 생리적 욕구(physiological need)를 충족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해결되면 그 다음으로는 안전의 욕구(safety need)를 충족시키고 싶어한다. 안정적인 직장, 편안한 집 등 자신의 미래를 안정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상태로서 신체적, 심리적인 안전감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배부르고 등 따뜻하면 행복이라고 하는 말은 바로 이 두 가지 욕구를 충족한 것을 말한다. 과거 1960년대에 한국인 누구나가「잘 살아 보세」를 외치며 기본적인 삶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국가적 노력을 기울였던 것은 바로 전쟁의 상흔으로 생존마저 어려웠던 경제적 상황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국민소득 1만달러의 시대로 접어든 1990년대 초반 기본적인 생존의 욕구가 충족되자, 우리 국민들이 삶의 질을 논하기 시작한 것은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수순이었다. 삶의 질(quality of lif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려고 하던 때에 IMF라는 국가적인 경제위기가 닥쳐왔고, 일부 부유층을 제외한 다수의 사람들이 다시 생존의 문제를 고심해야 하는 상황으로 뒷걸음질치게 되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생존 욕구는 과거와 같은 절대 빈곤을 해결하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삶의 질에 대해 관심을 가질 만큼 소비 수준이 성숙했던 우리들이기에, 과거처럼 배불리 먹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맛있고 건강하게 잘 먹는 것을 추구하는 것이다.
사 진 4 화장품도 단순히 색이 예쁘고, 기능이 뛰어나다는 것만으로는 팔리지 않는 게 요즘이다.
1990년대 초반 일본의 하쿠호도생활연구소에서는 일본인의 향후 소비 트렌드를 감각지향적 소비일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그리고 감각지향적인 소비트렌드가 나타나는 이유를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가치판단의 기준이 1970년대에는 이성 중심이었다가 1980년대 감성 중심으로 그리고 1990년대에는 감각 중심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와 유사한 패턴이 그대로 재현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감각적 경험을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도록 가치판단의 기준이 변화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아마도 현대인의 몸과 마음이 물질적, 기술적 풍요와는 반대로 지치고 피곤하여 감각적으로는 열악해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대인들은 옛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던 감각적 능력이 점차 퇴화되었다고 한다. 예컨대 사람들은 식품의 유효기간 표시만 믿고 냄새만 맡으면 알 수 있는 상한 음식을 먹는다. 의사들은 화상진단기와 같은 첨단기기 덕분에 촉진과 같은 기본적인 의료행위를 하지 않아 종종 병세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문명의 감각 수준이 향상되어 사람들이 자신의 감각기관을 이용할 기회가 점차 줄어들면서, 기본적인 감각능력이 둔화되었고 감각적 욕구를 충족시킬 기회도 점차로 줄어들었다. 즉, 감각 박탈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감각 기관을 이용할 기회가 줄어든 현대 문명이 신체가 원하는 감각적 경험과 쾌감을 충족시키기 위한 소비 행위를 증가시키는 원인이다. 즉, 열등해진 감각기관을 보상하기 위하여 오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감각 지향적 소비가 늘게 되었고, 오감의 즐거움을 체험하는 것이 중요한 삶의 문제로 대두되었다.
밥 먹는 손을 부끄러워했던 한국 문화도 한몫
사 진 5 이제는 단순히 허기를 채운다는 의미에서 벗어나 건강한 식습관을 지향하게 되었다.
진정한 웰빙을 추구하는 네오웰빙(Neo-wellbeing)운동
출처 :
박은아 교수 칼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광고정보" 연재 칼럼. 2005-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