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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몸을 위한 소비, 몸을 향한 열망(1)

등록일 2020-03-10 작성자 박은아 조회수 3007

 

 

몸을 위한 소비, 몸을 향한 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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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알마니 센시

 

 I sense, therefore I am …. 이 문구는 지난 시즌 알마니(Armani)의 새로운 향수 센시(Sensi) 광고에 등장한 카피다. 철학자 데카르트의 시대에는 인간 존재를 규정짓는 가장 큰 특성을 사유로 보았다. 즉, I think, Therefore I am 이었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좀 다른 것 같다. 아니 다르다. 인간으로서의 존재를 확인하는 가장 중요한 특징은 바로 감각하는 존재로서의 인간이다. 인간에게서 감각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인간의 감각기관은 외부의 환경정보를 받아들여 자신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 대처하는 데 작용하는 동시에, 오감(五感)을 이용하여 다양한 경험을 체험함으로써 삶을 풍부하게 만든다. 감각기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경험은 몸이 반드시 개입되기에 특히 체험이라 부른다. 인간은 신체적 욕구를 만족시킬 때 감각적인 즐거움을 느끼는데, 현대인이 추구하는 감각적 체험은 생명 유지에 필요한 결핍을 해소하는 본능적 욕구가 아니라, 신체가 느끼는 즐거움을 경험하고자 하는 쾌락적 욕구(hedonic need)이다. 요즘 광고들을 보면 이렇게 인간의 특성 중 사고하고 판단하는 이성적 존재로서의 가치보다 오감이 주는 자극을 음미하고 즐기며 그것을 추구하는 감각적 존재로서의 가치를 중시하게 된 20세기 후반의 소비자들을 향해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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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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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CJ 비비고 왕교자 

 

 

 감각적 즐거움을 중시하니 감각기관이 존재하는 곳, 인간의 몸은 당연히 삶의 주체가 된다. 우리들의 감각은 즐거운 경험을 주는 자극을 좋아하고, 그러다 보니 아름다운 것, 향기로운 것, 맛있는 것, 부드러운 것 등 쾌감을 주는 각종 자극을 찾고 그것에 탐닉한다. 그런데, 현대인이 신체에 탐닉하는 것은 비단 감각적 욕구 충족을 위한 것만이 아니다. 신체는 타인을 향해 자신을 드러내기에 가장 손쉬운 대상이기 때문에, 이 시대의 우리들은 신체 아니 외모에 대해서도 아낌없이 투자하고 신체를 탐닉한다.

 

 

신체 소비시장 불경기에도 성장

 

 

 

 

 

 신체에 대한 관심증대 및 소비증대 현상은 건강과 미(美)에 집중되어 있는데, 특히 아름다움을 향한 우리들의 끝없는 욕망은 신체에 대한 가치관도 변화시켰다. 전통적으로 유교문화권인 우리는「신체발부수지부모(身體髮膚收支父母)」라는 말처럼 태어난 몸을 그대로 보존해야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조선일보 2002년 12월 10일 보도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전세계적으로 성형 수술률이 가장 높은 국가이고, 여성들의 화장품 1인당 소비량이 세계 2위라고 한다. 또한 20대 성인의 60%가「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성형수술을 하는 것도 괜찮다」는 내용에 동의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시대에는 더 이상 전통적인 신체관을 찾아보기 힘들다. 이처럼 몸에 대한 가치관 변화는 소비행동으로 드러나는데, 최근 지속되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신체산업의 시장규모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일례로 서울경제신문 2002년 10월 25일자에 따르면 2002년 국내의 화장품 시장규모는 5조5천억원, 다이어트 식품은 1조원, 건강보조식품 1조4천억원, 성형수술 시장규모도 7천억원에서 1조원 등으로 뷰티산업 규모가 7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신체관련 산업을 미래의 핵심산업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이 분야의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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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4 프롬바이오 와일드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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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5 스킨 리쥬브네이팅 레이저

 

 

 

 

 

 

 한편, 신체를 아름답게 가꾸는 뷰티소비 즉 심미(審美)형 신체소비와는 다른 목적을 갖는 새로운 형태의 신체소비도 증가하였다. 사회 전반에 명예퇴직 및 실업의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중년 남성들이 새치를 감추기 위해 머리염색을 하고 보톡스 주사로 주름을 제거하며, 다이어트로 뱃살을 줄이고 배 전용 코르셋을 착용한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들은 신체 소비의 목적이 단순히 신체를 보기 좋게 가꾸기 위해서가 아님을 말해준다. 이제 신체는 개인의 능력을 나타내는 기호로서 작용하는 것이다. 이런 유형의 신체소비는 과거 신체의 기능을 보완하고 강화하는 보신형 소비와는 다른 것으로서 사회적 생존을 위한 신체 소비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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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6 동국제약 판시딜

 

 

 

 

 

출처 : 

박은아 교수 칼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광고정보" 연재 칼럼. 2005-2006.

 

사진 2 https://m.fnnews.com/news/201706160851468023

사진 3 https://www.youtube.com/watch?v=9HYTNzLdMfg

사진 4 https://www.youtube.com/watch?v=3cptP60y02U

사진5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14/05/15/2014051500132.html

사진 6 https://www.mk.co.kr/news/it/view/2018/09/5726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