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희생적인 자녀사랑 힘입어 고성장하는 키즈마켓(1)
희생적인 자녀사랑 힘입어 고성장하는 키즈마켓
요즘아이들에게『1만원이생긴다면?』하고물으면,『 게임CD를산다』고대답한다고한다. 한광고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 열명 중 아홉명(91.8%)이 컴퓨터를 사용하고 인터넷을 쓰는데, 특히 고학년의 경우 97.2%가 인터넷을 사용한다. 이들이 인터넷을 주로 사용하는 용도는 게임(74.4%)이다. 멀티미디어 컴퓨터가 개발되어 펜티엄급 PC 보급이 급격히 이루어진 90년대 중후반, 각 가정마다 컴퓨터를 사는 이유 중에는 자녀들이 컴퓨터로 게임을 하려고 부모를 졸라대서인 경우가 적지 않았다. 또래 친구들이 하는 게임을「나만 못 한다」는 투정을 못들은 체 넘길 만큼 강심장인 부모는 많지 않았던 것이다.
극심한 불황 속에 도고 (高) 성장하는 키즈 마켓
사 진 1 고급 키즈마켓의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다.
IMF 체제 하에 모든 업종이 심한 불황에 시달리던 1990년대 후반, 이례적으로 매출이 늘어난 부문이 소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키즈마켓이었다. 더욱이 최근에는 소비계층이 양극화되면서 고급 키즈마켓의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소위 럭셔리(luxury) 키즈마켓이다. 폴로 보이즈(Polo boys)로 성공을 거둔 한 업체는 올해 새로이 DKNY 키즈를 출시했다. 이외에도 버버리 칠드런(burberry children), 빈폴 키즈(Bean Pole Kids), 앙드레김 베베(Andre Kim Bebe) 등 국내외 업체들이 앞 다투어 고급 아동복 시장에 신규 진출하였다. 지난 2003년 전체 의류시장은 전년 대비 5.5% 성장에 그친 데 비해 아동복 시장은 27% 성장했다.
이 여세를 몰아 올해도 아동복 시장은 10% 이상 성장하여 1조2천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도 갓 태어난 영아의 손발을 금도장으로 찍어 만든 액자, 국산의 두세 배에서 많게는 5배 이상 가격 차이가 나는 외국산 우유, 명품 이유식, 영유아부터 시작되는 각종 학습지, 영어유치원, 어린이 한의원, 소아치과, 어린이용 음료 등 교육 뿐 아니라 의식주 모든 영역에서 어린이를 타겟으로 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나날이 개발되고 있다. 그 뿐이 아니다. 아이의 장래를 위해 어릴 때부터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하고자 연회비가 수 백만원에 달하는 키즈클럽에 가입하는 것이 일부 지역에선 유행처럼 붐을 이룬다. 이들은 클럽에 가입하여 승마, 골프, 테니스, 해외 어학연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유하며 그들만의 친목을 다져 나간다. 일종의 고급 사교클럽인 셈이다.
영(Young)마켓, 갈수록 세분화
사 진 2 명품 이유식을 표방한 앱솔루트 명작 광고.
최근에는 키즈 시장에 이어 프리틴(preteen)시장도 새로이 급부상하고 있다. 88올림픽을 전후로 태어난 이들은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성장을 지속하던 풍요로운 시대에 태어난 아이들로서 10세 에서 13세 정도의 소년소녀를 지칭한다. 이들은 어른을 흉내 내면서도「자신들만의 것」을 강조하고「어린이」라고 불리는 것을 싫어하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이들은 아동 취향을 벗어나 점차 성인과 비슷한 고급화를 추구하고 있어, 이 시장에서는 성인복과 디자인을 달리 하지 않고 크기만 줄인 제품들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 6세~16세 소녀를 타겟으로 한 어린이 전용 화장품 미스 몰리는 그 전형적인 예로서 가격이 성인 화장품과 비슷하다. 이외에도 키즈, 프리틴, 틴을 위한 제품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세분화되어 있고, 앞으로는 틈새시장을 노린 세분화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어린이, 구매결정과정에서 영향력 점점 커져
사진 3 어린이 전동차를 광고한 헤네스
이렇게 영(young)마켓이 점차 세분화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어린 자녀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춰 구매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이 강화된 데서 찾을 수 있다. 특히 한 자녀 가구가 늘면서 어린이는 집안에서 주요 소비결정을 하는 의사결정자로 군림하고 있다. 즉, 어린 자녀와 부모로만 이루어진 핵가족 가정의 경우, 어린이 자신의 물건을 구매하는 데는 물론이거니와 자동차, 컴퓨터 같은 내구재 구매 시에도 아이들의 영향력이 늘어나 구매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가족 구매에서 아이들이 영향력을 점차 높여가는 트렌드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이들은 자기 의사를 분명히 말하고, 부모에게 강력히 자기 주장을 펴는 데 두려움이 없다. 오히려 부모가 자녀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자녀 취향에 맞춰 구매를 결정하기도 한다. 그렇다보니, 연령과 발달 단계에 따라 조금씩 변하는 아이들의 취향을 재빠르게 맞춰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각종 제품들이 급성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키즈 마켓이 이렇게 고성장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심리적인 특성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각각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
출처 :
박은아 교수 칼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광고정보" 연재 칼럼. 2005-2006.
사진1 https://m.blog.naver.com/louis114/150159169204
사진3 https://www.youtube.com/watch?v=Pp_gj1488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