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한국 소비자들은 유행을 따르는가, 독특성을 추구하는가? (2)
한국 소비자들은 유행을 따르는가, 독특성을 추구하는가?
소비자의 독특성 욕구 (need for uniqueness )
그런데 최근 들어 나타나는 재미있는 현상으로는 미국 등에 비해 소비시장 규모가 작은 우리나라의 경우 정상적인 유행 주기를 밟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정점에 이른 트렌드가 쇠퇴기를 거치지 않고 그 자리에서「증발」해 버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머천다이저나 디자이너들에 의해 기획된다음 트렌드가 재빨리 진입함으로써 상종가인 유행만이 연속되도록 만드는「냄비 시장」의 특징이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인터넷의 영향으로 유행의 확산 속도가 빨라져서 쇠퇴기를 거치지도못한 채 새로운 유행의 물살로 거대 이동이 일어나는 것인데, 그렇다면 왜 이렇게 우리 현대 소비자들은 새로운 유행으로 빨리 이동하는가?
사 진 3 ‘세상을 달리는 나만의 방식‘ 문구를 내세운 쉐보레 ‘더 뉴 트랙스‘ 광고
행위는 개인의 독특성을 표현하기에 좋은 영역이다.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구별하기 위해 어떤 물건을 구매하거나 자신의 소유물을 드러내는 것은 일상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행동이면서 구별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남들이 갖지 않은 특이한 물건을 가지고 다니거나, 남들과 다른 색다른 옷차림을 하는 것은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데 매우 적절한 방법이 되기 때문에, 개인주의적 가치가 상대적으로 강한 젊은 세대에게서 독특성 추구 현상이 두드러진다. Tepper, Bearden,그리고 Hunt(2001)는 소비자의 독특성 욕구를 학문적으로 접근하였는데, 이들은 타인과 달라지고자 하는 비순응적인 구별성을 추구하는 것을 소비자의 독특성 욕구로 정의하였다. 즉, 물건을 선택하고 구매할 때의 중요한 기준이 남과 다른 독창적인 선택(creative choice)인가, 대중적이지 않은 독자적인 선택(unpopular choice)인가,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과연 다른 것인가 하는 유사성의 회피(avoidance of similarity) 라고 하였다.
이 개념을 가지고 한국 대학생과 미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독특성 욕구 수준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인 상식과는 달리 한국 대학생들이 미국 대학생보다 독특성 욕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우리 소비자들의 경우에도 연령에 따라 그리고 소득 수준에 따라 독특성 추구 경향성에는 차이가 있다. 10대 젊은이들이 40대에 비해 독특성 욕구가 높고, 소득 수준이 높은 사람이 독특성 추구 성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그러나 성별에 따라서는 차이가 없다. 남자건 여자건 다 독특한 존재로 보이고 싶은 욕구는 같다는 말이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일반적인 소비 성향이 높아질수록 독특성을 추구하는 경향성도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유행주기가 짧은 한국
사 진 4 이노베이터와 얼리어답터가 유행을 만들면 대중은 그에 동조함으로써 안도감을 느낀다. 얼리어답터 사이트.
앞서 유행주기와 관련해서 유행의 정점에서 쇠퇴기를 거치지 않는 특이한 현상이 한국 소비시장에서 나타난다는 점을 언급하였다. 왜 우리 소비자들은 독특성 욕구가 높은데도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할까? 유행 주기가 유래 없이 짧은 이유는 무엇일까? 동조성이 강한 한국 문화의 특성이 유행을 따르도록 만드는 심리적 기제이다. 그런데 그와 동시에 개인의 특성, 독특한 개체로서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개인주의적 가치가 우리 문화 안에서도 점차 중시되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개인을 더 중시하는 행동 패턴이 이미 용인되고 있다. 따라서 소비 행동에서도 자신만의 개성과 독특성을 추구하려는 욕구가 점차로 많은 소비자들의 심리에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그렇다 보니 결과적으로 남과 다른 멋을 추구하는 사람 즉, 이노베이터(innovator)와 그것을 수용하는 초기 수용자(early adapter)들은 남과 다른 자신의 개성을 추구하는 독특성 욕구에 따라서 새로운 물건을 찾아 유행을 만들어내고 이끌어간다. 그리고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유행으로 포착된 물건이나 제품에 기꺼이 동조함으로써 자신이 이 세상으로부터 소외되지 않았다는 안도감을 느낀다.
한편, 대중(late majority)이 그 제품을 선택하고 소비하는 것을 알면 혁신자와 초기 수용자들은 새로운 개성을 찾아 멀리 도망가 새로운 물건, 대중과 다른 특이한 물건을 찾아 소비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확산 현상이 과거에는 물리적 공간으로 이동하였기 때문에 그 파급 속도가 일정한 시간을 요구하였다. 하지만 이제는 인터넷이라는 매체로 세계의 유행이 실시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리고 유행에 특히 민감한 한국 소비자들은 서로 도망가고 추종하기에 바쁘다.
소비자는 젊어지고 있다
앞서 젊은 세대일수록 독특성 추구 성향이 강한 것을 실제 조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지금의 10대들이 주요 소비 집단으로 자리 잡을 향후 5~10년 후에는 지금 현재의 30~40대 보다 집단주의적 특성을 덜 갖는 새로운 소비자들이 수요층을 이루게 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유행의 급물살을 타지 않는 진정한 의미에서 독특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서서히 주류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물론 그들에게도 집단주의적 동조성은 여전히 드러나지만, 독특성 추구 성향은 앞으로 점차 개체화되고 물질적으로 풍요한 성숙한 소비시장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새로운 트렌드임에 틀림없다.
출처 :
박은아 교수 칼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광고정보" 연재 칼럼. 2005-2006.
사진 3 - https://www.asiatime.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0144
사진 4 - http://www.earlyadopter.co.kr/earlyadopter-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