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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관찰] 그래서 결론이 뭐지?

등록일 2026-10-06 작성자 김근향 조회수 49

[출처 : 그냥쌤의 심리학이야기 ]◁ 원문을 보려면 여기를 클릭

 

요즘 유튜브 영상을 보거나 책을 읽을 때, 나도 모르게 속으로 건네는 혼잣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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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결론이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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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그대로는 결론을 묻는 말인데 실제로는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에 가깝다. 빙빙 돌리지 말고 핵심을 말하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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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이 시작되고 2~3분이 지나도록 배경 설명과 이런저런 이야기, 소위 말하는 '빌드업'이 이어지면 슬슬 조급해진다. 아직 짜증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10초 건너뛰기 버튼을 연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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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을 때도 서론이 장황해지면 목차로 돌아가 본론 단원을 기웃거린다.

 

 

원래 두괄식으로 말하고 듣기를 좋아하는 편이긴 하다. 그런데 요즘은 그 정도가 조금 더 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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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서 마음이 팍팍해진 걸까. 참을성이 이렇게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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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탓이라고 하기엔 근거가 없다. 표본은 나 하나뿐이고 그마저 편향되어 있다. 그래서 심리학적 설명을 몇 가지 찾아보았다.

 


 

47초, 달라진 정보 소비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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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대학의 글로리아 마크(Gloria Mark) 교수는 사람들이 디지털 환경에서 얼마나 자주 주의(attention)를 전환하는지 연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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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이 한 화면에 머무는 평균 시간(측정방식: 예를 들어 문서 작업하는 화면에 들어가면 그 화면에 들어서는 순간 시작 시간을 기록하고 다른 화면으로 넘어가 이메일을 확인하는 순간, 문서 작업의 종료 시간과 이메일 확인의 시작 시간을 기록)은 2004년에 약 2분 30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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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2012년경에는 75초, 2016년경부터는 약 47초로 짧아졌다. 중간값은 40초였다. 측정 방식이 시기마다 같지는 않아서 정확한 비교보다는 추세로 읽는 편이 안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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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인간의 집중력 자체가 47초로 줄어들었다는 뜻은 아니다. 한 화면에서 다른 화면으로 주의를 옮기기까지의 평균 시간이 그만큼 짧아졌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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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해도 47초다. 1분도 안 된다.

(물론 이것은 유튜브 같은 동영상 화면 간의 전환 속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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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다. 유튜브에서 영상 하나를 보다가 관련 영상으로 넘어가고 검색창에 새로운 질문을 입력하고 그러다 문득 휴대전화 알림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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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정보에 머무르기보다 여러 정보를 빠르게 오가는 일이 일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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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환경에서는 원하는 정보를 얼마나 빨리 찾느냐가 중요해진다. 검색 결과의 제목과 요약을 훑어보고 목차를 확인하고 필요한 부분으로 곧장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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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를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따라가는 것만이 정보를 얻는 방법은 아닌 것이다.

 

 


 

뇌에도 정보 정리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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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배경 설명보다 본론이 궁금할까.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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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심리학에서는 우리가 새로운 정보를 이해할 때 기존의 지식 구조, 즉 스키마(schema)를 활용한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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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어떤 심리학 이론에 관한 영상을 본다고 해보자. 그 이론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면 개념의 역사와 배경을 처음부터 길게 듣기보다 이번 영상이 새롭게 말하려는 내용이 무엇인지 먼저 확인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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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을 파악하고 나면 필요한 설명에 집중할 수 있고 이미 아는 내용은 빠르게 넘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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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선행조직자(advance organizer) 개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선행조직자는 새로운 내용을 배우기 전에 상위 개념의 틀을 미리 제공해서 기존 지식과 연결해 주는 장치다(Ausubel, 196). 모르는 것이 많은 학습자일수록 이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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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미 어느 정도 배경 지식이 있는 사람은 "그래서 이번엔 뭐가 새로운데?"라고 묻는 것이다. 지도를 달라는 것이 아니라 지도는 이미 가지고 있으니 도착지만 알려 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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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설명에서 결론을 먼저 아는 것이 좋은 건 아니다.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면 배경 설명이 중요한 토대가 되고 때로는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 자체가 핵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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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도 함정도 있다. 빨리 찾는 것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반드시 같지 않다는 점이다.

 


 

참을성의 문제일까, 목적의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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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모든 긴 설명이 짜증 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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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거나 관심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때는 사소한 일화나 긴 배경 설명도 즐겁다. 오히려 이야기가 너무 빨리 끝나면 아쉬울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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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어떤 정보를 확인하려고 영상을 찾아보았는데 정작 궁금한 내용은 나오지 않고 배경 설명만 길어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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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손가락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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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콘텐츠는 새로운 사실이나 구체적인 해답을 얻기 위해 본다. 이때는 필요한 정보에 얼마나 빨리 도달하는지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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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야기 자체를 즐기려고 접하는 콘텐츠도 있다. 이때는 목적지보다 가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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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10분이라도 무엇을 기대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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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길어지는 서론 앞에서 조급해지는 것도 기다리는 능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기대했던 정보가 좀처럼 나오지 않기 때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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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목적만으로 모든 걸 설명할 수는 없다. 그날의 기분이나 피로도, 콘텐츠에 대한 관심, 배경지식의 정도 등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래서, 결론이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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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 결론은 이유가 하나는 아닌 것 같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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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부터 본론을 좋아하던 성향을 가진 나는 빠르게 훑는 트렌드에 편승하고 그때그때의 목적, 그날의 내적 상태 등에 의해 움직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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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가 언제나 효율적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불필요한 설명을 건너뛰기도 하지만 중요한 이야기를 놓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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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유튜브의 10초 건너뛰기 버튼을 자주 누른다. 그러다 너무 많이 건너뛴 나머지 무슨 이야기인지 몰라 다시 뒤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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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초 앞으로, 다시 10초 뒤로.

그렇게 왔다 갔다 한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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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rk, G. (2023). Attention span: A groundbreaking way to restore balance, happiness, and productivity. Hanover Square Press.

  • Mills, K. (Host). (2023, February 8). Why our attention spans are shrinking, with Gloria Mark, PhD (No. 225) [Audio podcast episode]. In Speaking of psychology. 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팟캐스트 듣기]

https://www.apa.org/news/podcasts/speaking-of-psychology/attention-spans

​'Speaking of Psychology' 는 심리학과 일상생활의 연관성을 탐구하는 미국심리학회(APA)의 대표 팟캐스트임. 위 링크로 이동하면 해당 내용을 직접 들을 수 있음. 원문도 제공하니 참고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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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usubel, D. P. (1960). The use of advance organizers in the learning and retention of meaningful verbal material. Journal of Educational Psychology, 51(5), 267–272. https://doi.org/10.1037/h0046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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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참고문헌에 제시한 연구와 이론들을 참고하여 일상에서 경험하는 정보 탐색과 조급함에

대해 생각해 본 개인적인 관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