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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멋대로 심리치료] 한 단어를 빨리 10번 말하면 마음이 느슨해지는 이유: 수용전념치료(ACT)의 탈융합 기법

등록일 2026-01-29 작성자 김근향 조회수 62

[출처 : 그냥쌤의 심리학이야기 ]◁ 원문을 보려면 여기를 클릭

 

 

아묻따

'주스'를 반복해서 빨리 10번 말해보자.

주스주스주스주스주스주스주스주스주스주스...

주수? 조스? 뭐라는 거야? 크크

이번엔

'불안'을 반복해서 빨리 10번 말해보자.

불안불안불안불안불안불안불안불안불안불안...

안불안? 안불안하다고? 부란부란? ㅎㅎ


수용전념치료(Acceptance Commitment Therapy; ACT)에는 한 단어를 여러 번 반복해서 말하게 하는 탈융합 기법이라는 것이 있다.

불안, 실패, 후회 같은 말들.

처음에는 분명 의미가 또렷한 단어다.

그런데 열 번, 스무 번, 혹은 그 이상 반복해서 빨리 말을 해 본다면...?

어떤 때는 의미가 무거운 단어 대신 아주 사소한 단어를 쓰기도 한다.

“우유, 우유, 우유…”

몇 번만 반복해도 단어는 금세 이상해진다.

뜻은 흐려지고 소리만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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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의 움직임과 리듬이 먼저 느껴진다.

그리고 그쯤에서 사람들은 종종 웃는다.

이 웃음은 문제를 가볍게 여겨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 단단하게 굳어 있던 상태에서 잠시 빠져나오는 순간의 반응에 가깝다.

ACT에서 말하는 탈융합은 보통 ‘생각과 거리 두기’로 설명된다.

하지만 실제로 일어나는 변화는 인지적 이해보다 훨씬 감각적이다.

의미였던 생각은 소리가 되고 리듬이 되고 하나의 현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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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전문가이신 정나래 교수님의 특강, 덕분에 나도 좀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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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강 반응이 좋아 심화과정도 열었다. 또 기약한다.

외국인들이 한국어 단어를 따라 하다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도 비슷하다.

뽀송뽀송, 말랑말랑, 콩닥콩닥(외국인들이 좋아하는 거란다).

이 말들은 아직 그 뜻을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사연 없는 말들이다.

평가도 위협도 없다.

그래서 단어는 곧바로 소리가 되고 놀이가 된다.

그 순간 역시 자연스럽게 의미에서 떨어져 나온 상태, 일종의 탈융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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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한 켠에 이런 센스 있는 코너가 ㅎㅎ 이러면 사과를 안 받아 줄 수 없지. 귀여운 사과들.

의외로 '변화'는 사람이 생각을 이해하는 순간보다 생각을 ‘조금 덜 심각하게 느끼는 순간’에 일어난다.

유희성은 문제를 없애지는 못한다.

다만 문제를 전부처럼 느끼게 하던 힘을 잠시 내려놓게 한다.

한 단어를 10번 반복해서 빨리 말하면 마음이 느슨해지는 이유는 그 단어가 바뀌어서가 아니다.

그 단어를 대하는 나의 태도가 조금 달라지기 때문이다.

생각은 여전히 거기 있지만 이제는 그 생각과 함께 숨 쉴 수 있게 된다.

그러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다.

ACT를 잘 모르지만 나는 이 기법이 좋다. 발걸음을 가볍게 하니까...

[출처][내멋34] 한 단어를 빨리 10번 말하면 마음이 느슨해지는 이유: 수용전념치료(ACT)의 탈융합 기법|작성자 그냥쌤